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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다이어리 추천! 가성비 좋고 심플한 대용량 무지 양장 노트(인디고 프리즘 280 B6 블루그린)
2023년은 다이어리를 무려 두 권이나 쓰고 있는 중이다. '공장'에서 만든 클래식 저널 무지노트 블랙을 선택했는데, 올해 7월이 끝날 때쯤 노트가 몇 장 남아있지 않았다. 2024년에 쓰려고 한 권 더 준비해 두었는데 어쩔 수 없이 8월부터 새 노트로 시작해야 했다. 회사에서도, 개인적인 일정도 구체적인 2024년 계획이 계속 나오고 있는 시점이라 다이어리를 조금 일찍 구매했다. 공장 무지노트가 한 권에 160페이지였으니 다음 다이어리는 이보다 페이지수가 훨씬 넉넉한 것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나의 내년 다이어리 선택 기준 2024년 다이어리에 적용된 나의 기준은 간단하다. 너무 비싸지 않을 것. 특별히 사용해보고 싶은 노트를 발견할 때면 과감히 투자를 하기도 하는데, 올해는 최대한으로 돈을 모으고 모든..
2023.10.17 -
[전시] 기록을 경험하는 공간, 프랭코의 <HOMEMADE>
요즘 남천동 타코들며쎄쎄쎄에서 사진전을 하고 있다. 5월부터 7월까지 넉넉한 기간으로 열린다. 덕분에 전시에 오시는 손님들도 급하지 않게 본인의 스케줄에 맞추어 한 번에 한 분씩 차분히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일은 컨디션 관리. '체력과 기분이 무너지지 않게 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진행했다. 그래서 4월에는 몸과 정신의 상태를 살피며 살얼음을 걷듯 할 일들을 해나갔다. 전시가 시작되었고 이제야 미뤄둔 피로가 한 움큼 밀려오고 있지만, 마음 편히 잘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정말 후련하다. "돈 쓰고, 시간 쓰고, 피곤해서 아프고, 액자 때문에 짐만 늘고, 이리저리 손해만 보는 사진전을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 손목 통증, 발목 통증, 최근에는 다래끼 초기 증상까..
2022.06.26 -
지속적인 집중에 도움이 되는 장소와 환경 찾기
평소에 즐겨 기록하는 장소들을 떠올려볼 때, '과연 한 사람의 자아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소란과 적막을 오갑니다. 소음이 들리지 않는 배 위의 작업실에서도, 술을 마시는 사람들과 음악으로 떠들썩한 어느 바에서도 비슷한 집중력과 즐거움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씁니다. 극단적인 환경이지만, 이 두 장소의 교집합을 찾아보면 기록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드러날 것 같네요. 다양한 장소에서 2시간 이상의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들을 찾아보았습니다. 1. 등을 기댈 수 있는 무언가 한 번은 어느 늦은 밤, 10년 만에 다시 본 영화 을 보고 그동안 고여 있던 복잡한 생각들이 마그마처럼 분출되기 직전에 이른 적이 있습니다. 한 가닥의 생각만 뽑아내면 더 깊은 마음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요. 작은 노트와..
2022.01.31 -
기록의 솔직함에 대하여
꼬마일 때 쓰던 가벼운 일기들은 사춘기를 겪고 어른이 되어 사생활을 누릴수록 그 내용이 풍부해집니다. 금고에 넣지 않는 이상 종이 다이어리에는 보안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100% 솔직하게 기록할 수 없는 일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가끔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를 다 밝힐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떠한 사건에 얽힌 관계 때문일 수도 있고, 가끔은 세상의 눈에서 벗어난 일들을 삶에서 허용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함 1. 기록자의 절벽 기록자 스스로 솔직함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순간은 이야기하고 싶은 일이나 주제에 대해 글을 쓸 때입니다. 저는 이 순간을 '기록자의 절벽(Author's Cliff)'이라고 부릅니다. 그 다음 문장에서 어떠한 사실을 전달할 경우, 마치 절벽 끝에..
2021.10.03 -
평온을 다루는 기록자
기록자, 사진을 만나다 다이어리 말고도 중요한 기록 수단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글로 담지 못하는 것을 빛으로 그릴 수 있게 해주는 도구, '카메라'입니다. 사진은 저에게 침묵을 허용해주는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순간도 침묵과 비슷하지만, 글은 단어와 문장을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문자에서 온전하게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저는 뷰파인더 속 풍경이 시간을 바탕으로 구성되는 느린 순간을 좋아합니다. 마침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다면 렌즈로 바라보는 세상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사진은 기록의 수단으로도 훌륭하지만 자기 표현의 한 장르로써 사진을 대하는 마음도 설렙니다. 사진에 대한 욕구가 일었던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DSLR카메라를 써보고 싶었지만 따로 아르바이트..
2021.09.30 -
안전지대 밖에서
오늘은 햇살이 좋아서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였습니다. 엊그제 잠깐 우박이 떨어졌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남극 대륙과 열대 지방 중간에 위치한 남위 40도대는 지구의 감정 변화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구간입니다. 아무튼 오늘 이렇게 봄볕을 맞으니 북섬에서 지낼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합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어떤 일이 해결되는 시기에 맞춰 남섬으로 내려갈 생각이에요. '가족과 친구'라는 안전지대 밖으로 나온 지도 반년이 되었습니다. 한 달 뒤에는 제가 돌아올 줄 알았던 어머니는 늘 '그만하고 돌아오라'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이제야 무언가를 시작한 것 같은 저로서는 이 모험을 중단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가족의 보호가 존재한다는 건 말도 못 할 행운입니다. 집을 떠나와 방랑객으로 푸대접을 받을 때면..
2018.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