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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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나빌리(Navigli),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 6선
숙소가 있는 장소는 여행의 전체적인 톤을 형성한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새벽까지, 하루의 모든 시간대를 깊숙하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와 워케이션이 시작된 첫 주를 밀라노에서 보냈다. 그중에 숙소로 택한 곳은 나빌리오 운하를 품은 동네 '나빌리(Navigli)'. 이곳은 12세기 중세부터 산업혁명 시대까지 밀라노의 경제 및 문화 중심지 역할을 했던 역사적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로를 따라 형성된 레스토랑과 카페, 상점들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끊임없이 붙잡는다. 겨울이 찾아온 밀라노에 머무는 일주일 중 절반은 비와 안개에 휩싸여 있었다. 덕분에 비밀스러운 꿈처럼 밀라노를 즐겼다. 카페와 레스토랑, 레코드샵까지 이 도시를 훑으며 기억에 남았던 6곳을 소개해본다. 1. 카페 나폴리(Caffè ..
2023.10.03 -
[도쿄/맛집∙기념품∙가볼곳] 시부야 산책 코스 추천! 여유로운 자연과 번화가를 동시에 즐기는 법
한국보다 겨울이 한 발 늦은 도쿄에서 미처 누리지 못한 가을 정취를 눈에 담는다. 일본에 서너 번 와 본 게 전부 봄과 여름뿐이라 도쿄의 늦가을-초겨울 풍경은 처음이다. 바쁜 틈새로 연말에 마련한 2022년의 휴가. 예전에 오랜 친구와 도쿄에 처음 왔었다. 그때는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일본을 처음 만끽했다. 그로부터 4년 뒤 친구가 결혼 소식을 들려줄 때쯤 나는 오래 만나던 사람과 각자의 길을 갔고, 주말에 근무하는 일을 할 때라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렇게 몇 번의 타이밍이 엇갈리다가 우리는 영영 먼 사이가 되었다. 친구와의 마지막 여행지가 되었던 도쿄. 그래서 그동안 도쿄를 떠올리면 마음이 무언가 저릿해졌다. 휑하니 사라진 어린 시절의 추억처럼. "나 지금 어디게!" "도-쿄-! 나..
2023.06.18 -
[도쿄/카페] 후글렌(Fuglen), 커피를 물고 일본으로 날아든 노르웨이 새
시부야에서 맞이하는 토요일 아침. 햇볕이 들지 않는 오래된 목조 주택에서 한기를 느끼며 눈을 떴다. 5시간 스탠딩 공연을 만끽한 MUTEK TOKYO의 여파가 몸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었다. 이번 도쿄 여행의 목적은 MUTEK을 경험하는 것이었지만, 낮 시간은 도쿄 그 자체를 즐기는 데 쓰기로 했다. ▼ MUTEK TOKYO 2022 후기 다시 읽기! [공연] 일렉트로닉, 감각의 경계를 허물다 MUTEK JP 뮤텍 도쿄 2022 (1) 시간은 평평한 모래사장입니다. 어느 한 곳에 빈 구덩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 모래를 쌓아 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밀려오는 파도. 모래 알갱이와 바닷물이 뒤섞여 다시 원래 상태로 되 www.privateparadise.org [공연] 일렉트로닉, 생각의 경계를 허물다 M..
2023.04.28 -
[경주/여행] 실패 없는 경주 가족여행지 (2) - 동궁과 월지 : 보름달이 뜬 밤, 우리는 오랜 정원을 거닙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름다운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중에서도 '자연'은 인간이 태초부터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예술의 원형이 된다. 무언가에 감탄을 했다면 곧 그것들을 곁에 두고 싶은 욕구가 피어오른다. 사람은 물론, 유명 작가의 작품부터 아름답게 자라난 초목, 깊은 산 중에 만났던 동물까지도. 온 가족이 한국에서 오랜만에 맞이하는 추석날 밤, 100년 만에 가장 크고 둥글게 떠오른 보름달을 놓치기에는 이번 여행이 너무나 소중하다. 수많은 인파를 예상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경주다운 곳에서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자는 제안에 가족 모두가 찬성했다. 목적지는 경주 야경 명소로 유명한 . 각자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두고 공평하게 무작위 재생을 하며 야간 드라이브를 나섰다. 경주 하동 공..
2022.12.04 -
[경주/여행] 실패 없는 경주 가족여행지 (1) - 스테레오의 낙원,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어떤 취향들은 유전자를 타고 내려온다. 특정한 분야에 유난히 끌릴 수 있는 마음은 내 몸과 함께 이미 생성되어 있는 것이다. 적절한 환경과 우연한 기회를 만나면서 개인의 취향은 보다 다양하고 깊어진다. 내게도 그렇게 형성된 것들이 있습니다. 사진, 다이어리, 음악, 그리고 풀. 글쓰기와 사진은 스스로 기른 취향에 가깝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풀을 사랑하는 마음은 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전해져 온 것 같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이 특별한 기억 덩어리로 남아 있다. 그리고 떠오르는 장면은 수 십 권 쌓여 있던 잡지들. 음악과 음향은 아버지가 가장 큰 애착을 가진 분야이자 딸과 소통하는 멋진 수단이 되어주었다. 아버지가 내뿜는 열정이 어린 마음에도 그대로 느껴져서 '음악은 그 자체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매체..
2022.11.13 -
[경주/숙소] 2박 3일간의 치유 - 경주 하동 민속공예촌 속 넓은 정원이 있는 황토 토담집
"아빠는 어디 안 나가도 된다. 이 집에만 있어도 참 좋다." 오랫동안 바다 위에서 지냈던 아버지에게 흙내음이 풍부한 경주의 황토집은 그 자체로 마음이 평온해지는 공간인가 보다. 여러 가지 일들로 매일을 꽉 채워 보내는 저에게도 자연 가까이에서 추석 연휴의 빈 시간을 만끽하는 것은 참으로 소박한 사치다. 폐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에게 이곳의 맑은 공기는 두 말할 것도 없다. 지난 추석 연휴, 우리 가족이 꼭 필요했던 휴식을 선물해 준 경주 하동의 민속공예촌 속 황토 토담집을 소개한다. 담소를 나누기에도, 글을 쓰기에도 완벽한 정원 큰 길을 벗어나 공예촌이 있는 고즈넉한 동네로 들어선다.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 숙소 앞 건물에서 공예품을 판매하고 계신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사장님의 안내..
2022.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