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과 자가격리, 삶을 선명하게 바라볼 기회가 되다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격리 중이라면 지금이야말로 삶의 작은 피정(retreat)을 떠날 기회입니다. 바람이 몰아칠 때마다 빗방울이 창문에 후드득 떨어진다. 자동차들이 빗물을 머금은 도로를 지나간다. 집 안의 모든 조명과 음악도 다 끄고서 침대에 누워 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자연 상태'의 행복이다. 최근에 이런 기분을 언제 느껴 봤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는데 거의 몇 년간 내게 없었던 감각이란 걸 깨달았다. 문득 뉴질랜드의 명상 센터에 있던 2019년 3월이 생각났다. 10일간 깊은 숲 속에서 '노블 사일런스(Noble Silence)'라고 불리는 완전한 침묵 속에 존재했던 날들이었다. 코로나 확진으로 엄마가 병원에서 안전하게 격리 생활을 보내는 동안 나는 혼자 명상 센터에 있는 것처럼 온전한 정적..
202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