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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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의 도구] 디지털로 담아내는 필름 사진, 후지필름 Fujifilm X-Pro 2
2016년, 나는 운명처럼 후지필름 X-Pro 2를 만났다. 이 카메라의 가장 사랑스러운 점은 처음 샀을 때나 지금까지나 변함이 없다. 바로 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클래식한 외형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너무나 근사하다. 약간의 첨단 기능이 가미된 필름 카메라처럼 느껴지게 한다. 그 당시 X-Pro 2 바디와 표준 렌즈(XF35mmF2)를 같이 구매하는 가격이 만만치는 않았지만, 그 비용에는 앞으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필름값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할 만큼 매력적인 카메라다. 아래 두 가지는 내가 이 카메라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다. 피사체를 직접 바라볼 수 있는 하이브리드 멀티 뷰파인더 X-Pro 2에서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기분이 드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전자식(EVF, Electronic Vi..
2022.03.26 -
사진과 글로 호흡하기
2018년 8월 22일 수요일 이번 주는 이곳에 비구름이 오래 머물러 있습니다.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것이 꼭 빈 종이에 점선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잘못 그어진 선들이 있으면 이따금씩 천둥이 찾아와 지우개질을 하는데, 그때마다 밤하늘이 여리게 진동합니다. 밤낮 할 것 없이 지속적이지요. 아까는 텅 빈 공기가 적적해 잠도 불러올 겸 차분한 클래식 음악 모음집을 틀어 놓았습니다. 2시간이 모두 지나고 소름 끼치도록 서늘한 교향곡이 시작되기에 슬그머니 음악을 꺼버렸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깊고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불안감도 쉽게 증폭되더라고요. 게다가 악몽을 꿀 조금의 가능성도 허락하고 싶지 않았어요. 시간을 잊은 정적 위로 빗소리가 조용히 쌓입니다. 빗방울마저 집 주위를 둘러싼 숲의 ..
2018.08.27 -
조절 가능한 불행에 대하여
2018년 8월 16일 목요일 토요일에 차를 팔고, 어제 저녁에 새로운 차를 사고, 주말에 의뢰받은 사진 촬영을 하고, 월요일과 화요일은 사진 작업을 하고 글을 쓰는 데 보냈습니다. 한 달 중 컨디션이 가장 좋지 않은 시기도 함께 견뎠네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한 주의 중간 지점도 지나 있습니다. 조금 더 괜찮은 차를 사기 위해 4개월 동안 모험을 함께 했던 1999년식 혼다 오디세이를 팔기로 했어요. 그동안 시답잖은 이메일 피싱 시도가 네 번이나 있었고, 90년대 차량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과도하게 값을 깎기를 요청하는 사람들에게서만 연락이 왔습니다. 거의 두 달 만에 이 차와 영혼이 딱 맞는 사람들이 나타났어요. 카일과 세이미, 콜로라도에서 온 20대 초반의 아메리칸 커플이었답니다. 그들은 요구하는 ..
2018.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