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운명의 책 만나기 - 제주 섬타임즈
여행 짐을 챙기면서 읽고 있던 책을 집었다가 다시 제자리에 두었습니다. 낯선 공간에서 책을 고르는 설렘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신기하게 예전부터 그렇게 골라낸 영화와 책 속에서 그때의 저에게 필요한 말과 장면들을 마주하곤 했습니다. 제가 담지 못한 장면, 쓰지 못한 문장, 그리지 못한 그림을 우연히 발견하고 마주하는 기쁨은 지친 몸과 마음에 진실로 활기를 가져다주거든요.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으로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 책을 읽고 싶었지만, 책방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활자에 대한 갈망을 한껏 끌어올리는 것도 꽤 신나는 일 같았습니다. 패티 스미스는 '책 없이 비행기를 타는 상상만 해도 파도처럼 공황이 덮쳐온다'라고 말했지만 참아왔던 기쁨은 더욱 크게 울려 퍼지는 법이니까요. 여행을 떠나기 전..
2021.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