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창작은 충동과 영감을 숭배하는 일, 패티 스미스의 『몰입(Devotion, 2017)』
지난여름, 제가 주말마다 부산에서 거제를 오가는 기록 작업을 시작하기 전이었습니다. 어렸을 적 일기에서 거제 몽돌해수욕장에 갔다는 기록을 발견했지만 그에 대한 명확한 기억은 없었습니다. 그저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딱딱하면서도 부드러운 자갈의 감촉과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는 구간이 많아서 당황했던 것 정도가 어렴풋하게 떠오를 뿐이었지요. 어른이 되어 처음 거제에 간 날,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거제 장목면에 있는 '책방 익힘'이었습니다. 그곳을 둘러보다 강하게 끌리는 책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패티 스미스의 『몰입』. 그녀의 이름을 보자마자 오래 전 목록에 올려두고 아직까지 읽지 못한 책 『저스트 키즈』가 떠올랐습니다. 책의 서문을 슬쩍 읽어보니 이 책이 그녀의 책을 읽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나의 어떤 갈증까지..
202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