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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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여행] 실패 없는 경주 가족여행지 (2) - 동궁과 월지 : 보름달이 뜬 밤, 우리는 오랜 정원을 거닙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름다운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중에서도 '자연'은 인간이 태초부터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예술의 원형이 된다. 무언가에 감탄을 했다면 곧 그것들을 곁에 두고 싶은 욕구가 피어오른다. 사람은 물론, 유명 작가의 작품부터 아름답게 자라난 초목, 깊은 산 중에 만났던 동물까지도. 온 가족이 한국에서 오랜만에 맞이하는 추석날 밤, 100년 만에 가장 크고 둥글게 떠오른 보름달을 놓치기에는 이번 여행이 너무나 소중하다. 수많은 인파를 예상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경주다운 곳에서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자는 제안에 가족 모두가 찬성했다. 목적지는 경주 야경 명소로 유명한 . 각자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두고 공평하게 무작위 재생을 하며 야간 드라이브를 나섰다. 경주 하동 공..
2022.12.04 -
[경주/여행] 실패 없는 경주 가족여행지 (1) - 스테레오의 낙원,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어떤 취향들은 유전자를 타고 내려온다. 특정한 분야에 유난히 끌릴 수 있는 마음은 내 몸과 함께 이미 생성되어 있는 것이다. 적절한 환경과 우연한 기회를 만나면서 개인의 취향은 보다 다양하고 깊어진다. 내게도 그렇게 형성된 것들이 있습니다. 사진, 다이어리, 음악, 그리고 풀. 글쓰기와 사진은 스스로 기른 취향에 가깝지만, 음악을 좋아하고 풀을 사랑하는 마음은 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전해져 온 것 같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이 특별한 기억 덩어리로 남아 있다. 그리고 떠오르는 장면은 수 십 권 쌓여 있던 잡지들. 음악과 음향은 아버지가 가장 큰 애착을 가진 분야이자 딸과 소통하는 멋진 수단이 되어주었다. 아버지가 내뿜는 열정이 어린 마음에도 그대로 느껴져서 '음악은 그 자체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매체..
2022.11.13 -
[경주/숙소] 2박 3일간의 치유 - 경주 하동 민속공예촌 속 넓은 정원이 있는 황토 토담집
"아빠는 어디 안 나가도 된다. 이 집에만 있어도 참 좋다." 오랫동안 바다 위에서 지냈던 아버지에게 흙내음이 풍부한 경주의 황토집은 그 자체로 마음이 평온해지는 공간인가 보다. 여러 가지 일들로 매일을 꽉 채워 보내는 저에게도 자연 가까이에서 추석 연휴의 빈 시간을 만끽하는 것은 참으로 소박한 사치다. 폐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에게 이곳의 맑은 공기는 두 말할 것도 없다. 지난 추석 연휴, 우리 가족이 꼭 필요했던 휴식을 선물해 준 경주 하동의 민속공예촌 속 황토 토담집을 소개한다. 담소를 나누기에도, 글을 쓰기에도 완벽한 정원 큰 길을 벗어나 공예촌이 있는 고즈넉한 동네로 들어선다.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 숙소 앞 건물에서 공예품을 판매하고 계신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사장님의 안내..
2022.10.30 -
서른 둘, 어른이 되어 맞이하는 첫 가족여행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관계를 맺는 집단이 있다. 부모가 될 수도 있고, 그와 유사한 그룹의 형태일 수도 있다. 그 안에서 형성되는 문화는 작은 세계를 이룬다. 그리고 개인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피와 시간을 나눈 사람들은 명시적으로, 때로는 암묵적으로 서로의 역할과 상호 간 약속을 정한다. 각자의 습관에 물들기도 하고, 불편한 점들이 있다면 드러내기도 하면서 우리는 사회를 경험하고 함께 사는 법을 알아간다. 운이 좋다면 가족 구성원들은 큰 어려움 없이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그 경험이 연장되어 가족의 울타리에서 세상 바깥으로 자신의 영역을 무사히 확장해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갈등과 타협(혹은 비타협)의 터널을 지나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나서야 한다. 다른 동물들에게는 본..
2022.10.19